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1904–1944

십이성좌(十二星座)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親)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未來)를 꾸며 볼 동방(東方)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地球)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地球)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 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야업(軍需夜業)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沙漠)의 행상대(行商隊)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火田)에 돌을 줍는 백성(百姓)들도 옥야천리(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는 풍양(豊穰)한 지구(地球)의 주재자(主宰者)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地球)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生産)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앵속(罌粟)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餐宴)엔 예의에 끄림없는 반취(半醉)의 노래라도 불러 보자 염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神)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이민들의 그 틈엔 안 끼여 갈 테니 새로운 지구(地球)엔 단죄(斷罪) 없는 노래를 진주(眞珠)처럼 흩이자 한개의 별을 노래하자. 다만 한 개의 별일망정 한 개 또 한 개의 십이성좌(十二星座) 모든 별을 노래하자

오직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는 시. 모두가 제 몫의 땅과 기쁨을 가질 날을 힘차게 불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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