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나의 꿈

한용운1879–1944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히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책상 밑에서 「귀똘귀똘」 울겠습니다.

당신이 산책할 때는 작은 별, 낮잠 잘 때는 맑은 바람, 글을 볼 때는 귀뚜라미가 되겠다는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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