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수풀 아래 작은 샘

김영랑1903–1950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작은 샘 두레박이 쏟아져 동이 갓을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얽혀져 잠긴 구슬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 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녘 그대 종종걸음 훤듯 다녀갈 뿐 샘은 외로와도 그 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리 향그런 이야기 날을 새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 밤 내 혼자 내려가 볼꺼나 내려가 볼꺼나

높은 하늘만 내다보는 수풀 속 작은 샘. 그대와 나와 샘, 셋이 밤새 이야기하던 추억을 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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