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유리창 1

정지용1902–19501번 읽힘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디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寶石)처럼 백힌다. 밤에 홀로 유리(琉璃)를 닥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흔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ㅅ새처럼 날러 갔구나!

밤 유리창을 닦고 또 닦는 아버지. 떠난 아이를 '산새'라 부르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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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지광』, 1930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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