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바람이 불어

윤동주1917–1945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 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꼬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우에 섰다. 강물이 자꼬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우에 섰다.

모든 것이 흘러가는데 나만 멈춰 서 있는 것 같은 날. 이유 없는 괴로움을 정직하게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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