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낭인의 봄

김소월1902–1934

휘둘리 산을 넘고, 굽이진 물을 건너, 푸른 풀 붉은 꽃에 길 걷기 시름이어. 잎 누런 시닥나무, 철 이른 푸른 버들, 해 벌써 석양인데 불슷는 바람이어. 골짜기 이는 연기 메 틈에 잠기는데, 산마루 도는 손의 슬지는 그림자여. 산길가 외론 주막, 어이그, 쓸쓸한데, 먼저 든 짐장사의 곤한 말 한 소리여. 지는 해 그림자니, 오늘은 어디까지, 어둔 뒤 아무데나, 가다가 묵을네라. 풀숲에 물김 뜨고, 달빛에 새 놀래는, 고운 봄 야반(夜半)에도 내 사람 생각이여.

산 넘고 물 건너는 나그네의 봄. 외딴 주막에서도 떠오르는 건 내 사람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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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920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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