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신앙

김소월1902–1934

눈을 감고 잠잠히 생각하라.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에는 받아가질 안식을 더 하랴고 반드시 힘 있는 도움의 손이 그대들을 위하여 기다릴지니. 그러나 길은 다하고 날이 저무는가. 애처러운 인생이여, 종소리는 배바삐 흔들리고 애꿎은 조가는 비껴 울 때 머리 수그리며 그대 탄식하리. 그러나 꿇어앉아 고요히 빌라, 힘 있게 경건하게. 그대의 맘 가운데 그대를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신(神)을 높이 우러러 경배하라. 멍에는 괴롭고 짐이 무거워도 두드러던 문은 멀지않아 열릴지니 가슴에 품고 있는 명멸의 그 등잔을 부드러운 예지의 기름으로 채우고 또 채우라. 그러하면 목숨의 봄두던의 살음을 감사하는 높은 가지, 잊었던 진리의 봉어리에 잎은 피며, 신앙의 불붙는 고운 잔디 그대의 헐벗은 영(靈)을 싸덮으리.

무거운 짐에 우는 목숨이여, 꿇어앉아 고요히 빌라. 위로를 건네는 신앙의 시입니다.

이 시가 좋았다면

생각 나누기

이 시를 읽고 든 생각, 떠오른 기억을 자유롭게 남겨 주세요. 서로의 감상을 존중해 주세요.

아직 남겨진 생각이 없어요. 첫 마음을 남겨 주세요.

출처

1925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공유마당에서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