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오월

김영랑1903–1950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들길은 붉어지고 골목은 푸르러지는 오월. 꾀꼬리 쫓고 쫓기는 소리가 황금빛 길에 어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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