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악시 무덤
─ 묘장(墓場)·2 임자 없이 묻히인 시악시 무덤에 알 수 없는 비밀(秘密)이 감추어 있다고 시름없이 지껄이는 나무 긁는 아이 혼자 군소리는 ………… ………… ………… ………… 그러나 부끄러운 가슴은 울렁거리어 임자 없이 드러내는 시악시의 젖가슴을 볼까 봐서 꺾으려고 가 보니 그 꽃은 참으로 아름다운 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악시 무덤 위에 다만 한 송이의 이름 모를 꽃이었다 아프게 꺾는다 하여도 임자의 손이라 하오면 스러질 꽃이오니 꺾인들 어떠하오리이까마는 저잣거리의 값싸게 파는 웃음이 아니어든 웃기고 또다시 꺾어버리는 쓰라린 솜씨야! 임자 없는 꽃에 임자 없는 바람이 불었거니 맘 없이 오고 가는 나비야 무슨 죄오리까 꽃을 꽃으로 보아 꺾는 꽃이어니 시악시 마음에 감추어 둔 붉은 구슬을 누가 알았사오리까 놀던 나비 날아갈 때에 울던 꽃은 스러져 버렸다. 꽃도 없이 조으는 시악시의 무덤은 알 수 없는 비밀(秘密)을 꿈꾸고 있는데 나무 긁는 아이의 혼자 군소리는 날이 늦도록 그 소리가 그 소리였다.
임자 없는 처녀 무덤 위에 핀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꺾인 꽃과 날아간 나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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