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왕십리

김소월1902–1934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往十里) 건너가서 울어나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天安)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데.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山)마루에 걸려서 운다.

그치지 않는 비와 떠나지 못하는 마음이 한데 젖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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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신천지』, 1923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공유저작물입니다. 본문은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원문을 따랐습니다(띄어쓰기·한자 읽기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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