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임종

정지용1902–1950

나의 림종하는 밤은 귀또리 하나도 울지 말라. 나종 죄를 들으신 신부(神父)는 거륵한 산파(産婆)처럼 나의영혼(靈魂)을 갈르시라. 성모취결례(聖母就潔禮) 미사때 쓰고남은 황촉(黃蠋)불! 담머리에 숙인 해바라기꽃과 함께 다른 세상의 태양(太陽)을 사모하며 돌으라. 영원(永遠)한 나그내ㅅ길 노자(路資)로 오시는 성주(聖主) 예수의 쓰신 원광(圓光)! 나의 령혼에 칠색(七色)의 무지개를 심으시라. 나의 평생이오 나종인 괴롬! 사랑의 백금(白金)도가니에 불이 되라. 달고 달으신 성모(聖母)의 일홈 불으기에 나의 입술을 타게하라.

나의 임종하는 밤은 귀뚜라미 하나도 울지 말라. 경건한 죽음의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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