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 한 편

옛 시 서가

절망에서

박용철1904–1938

나는 이제 절망의 흙 속에 파묻혀 엎드린 한 개의 씨 아 ─ 한없는 어둠…… 과 고요…… 그러나 그러나 천 천 히 천 천 히 나는 고개를 든다 천 천 히 천 천 히 그러나 힘있게 우으로 나는 머리를 밀어올린다…… 나는 숨을 쉬었다 지구를 나는 뚫었다 ─ 나는 팔을 뻗친다 ─ 나는 다리를 뻗친다 ─ 아 ─ 나는 이제 아침해 비췬 언덕 우에 두 팔 쳐들어 온몸 훨씬 펴고 서 있는 오 ─ 서 있는 사람이로라

절망의 흙 속에 묻힌 씨앗 하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마침내 언덕 위에 서는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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